호.
오늘의 추운날씨에 대처하는 나의 몰골을 묘사한 은근 극사실주의 드로잉. 원래는 그림보다 더 짙은색인 목도리를 코끝까지 칭칭 싸매고 나간덕분으로 그나마 입김으로 데운 뜻뜨무한 공기를 들이마시게 되어서 좀 살만했던 출퇴근길이었음. 할 일 팽개치고 락앤락에 고이 담아간 키위를 포크로 뽁,하고 찍어 요플레네이처에 쑤욱 찍어먹으며 타블렛질따위를 하고 있노라면, 인생이 이보다 여유로울 수 없다. 이렇게만 매일이 낙낙하면 꼬박꼬박 머리꼴과 차림새를 그려두어도 좋을것 같았다. 우선은 기십만원의 개인 타블렛을 장만하는게 우선이겠지만. 근데 그것보다 이 좋은 시절도 얼마 안남았겠구나 싶기도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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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호,라고 썼더니 머리위에 야채호빵이 뿅하고 떴다. 읏!
by ieu | 2009/11/17 20:34 | pieces | 트랙백 | 덧글(3)





유자차

겨울을 너무도 만만히 보았던거지.
적당히 두른 목도리에 애먼 손가락만 떨어져나갈 뻔 하였다.
그리하여 점심엔 밥대신 카푸치노를, 저녁엔 스벅대신 복음자리 유자차를 골라든 것이다.
엄마메이드 유자차와는 또 다른 맛이라 
성긴 자몽을 뜨거운 물에 풀어먹는 기분을 주는것도 사실이나,
하여간에 겨울엔 유자차.
이런 타이밍엔 투피엠을 꺼놓고 브로콜리너마저의 유자차를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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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 남은 차가운 껍질에 뜨거운 눈물을 부어/그만큼 달콤하지는 않지만 울지 않을 수 있어/온기가 필요했잖아 이제는 지친 마음을 쉬어/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우리 좋았던 날들의 기억을 설탕에 켜켜이 묻어/언젠가 문득 너무 힘들 때면 꺼내어 볼 수 있게/그때는 좋았었잖아 지금은 뭐가 또 달라졌지/이 차를 다 마시고 봄날으로 가자

슬픈 노래였구나.
by ieu | 2009/11/16 19:23 | 트랙백 | 덧글(0)





외로운 이(者)

"이모는 외로울 때가 없는 것 같니?"
"응."
"이모가 그렇게 강해보여?"


-신경숙, <기차는 7시에 떠나네>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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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넣은 채로 한참을 들고만 다녔던 신경숙의 책을 마쳤다.
어떤 유형의 음악도 아닌, 그저 공(空)의 소리만이 조화롭던 책과 일요일 오후.
책을 덮고서, 세상은 외로운 사람과 외롭지 않은 사람으로 나뉘는 것이 아니라
외로운 사람과 외로움을 견딜만큼 강한 사람으로 나뉘어지는 것이라 생각했다.
이세상 모두가 우주 최고의 근심과 외로움을 안고 살아가는게 당연지사아니겠나.

by ieu | 2009/11/15 18:01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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